메인뉴스 > 헤드라인뉴스1 > 전당대회 지분싸움… 날새는 민주당

ㆍ위원장·대의원 선정두고 우리-민주계 충돌
ㆍ손학규대표 “朴대표계 분파주의” 직격탄도

점입가경이다. 통합민주당이 지역위원장·대의원 선정을 둘러싸고 연일 집안싸움이다. 지도부는 면전에서 상대를 비난하고, 몇몇 대의원대회는 지분싸움으로 개최 날짜도 잡지 못했다. 다음달 6일 열리는 전당대회 판세를 결정할 지역위원장·대의원에 자기편을 밀어넣으려는 각 계파들의 지분 챙기기가 원인이다. 당 안팎에선 “쇠고기 정국 대응을 위해 당력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한심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통합민주당 원혜영,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야3당 원내대표회담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야3당 원내대표들은 정부에 고시 연기를 요구하는 한편 한·미 쇠고기 협상 및 추가협상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키로 했다.

손학규 공동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 듯 구 민주계의 좌장인 박상천 공동대표의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렸다. 손 대표는 광주·전남 지역 대의원 및 서울 성동갑 지역위원장 선정 문제를 거론하며 “창피해 얼굴을 못 들겠다” “매일 매일 가슴속에서 분노가 치솟는다” “화학적 결합을 얘기하면서 지분을 챙기려 한다”고 일갈했다. 박 대표의 표정은 일순 굳어졌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 경남도당 대의원대회 축사에서도 “분파주의자, 계파주의, 이념싸움과 분파투쟁, 국민들이 보기 싫어하는 것을 다 덮어두자”면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표출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지역위원장 선정과정에서 ‘나눠먹기’ ‘밀실야합’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손 대표가 박 대표의 ‘지분 챙기기’를 문제삼아 ‘공’을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날 당내 곳곳에선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민주당 강세지역인 광주·전남지역 대의원대회가 대의원 선정을 둘러싼 계파싸움으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중잣대’ 논란도 일었다. 당 윤리위원회가 4·9총선 때 목포에 출마한 박지원 후보 등 무소속 후보를 지원했던 전남 서남부 지역 기초·광역의원 50여명에게 제명 등의 징계를 내렸으나, 무소속 이상수·신계륜 후보를 지원한 김원기·정대철·임종석 전 의원 등에 대한 징계는 거론하지도 않았던 것이 문제가 됐다.

내홍의 근인은 민주당의 양대 뿌리인 ‘열린우리당파’와 ‘민주당파’의 지분싸움에 있다. 실제 양측은 4·9총선 공천, 전당대회 준비과정에서 사사건건 충돌하며 ‘한 지붕 두 가족’의 한계를 노출해 왔다. 특히 손대표 측은 최근들어 구민주계를 겨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고 지역, 문제인물’ 논란을 빚고 있는 고재득 최고위원과 국창근 전남도당 공동위원장이 모두 박 대표의 최측근 인사이기 때문이다.

구민주계 측의 반발도 거세다. 한 관계자는 “서울·광주·전남 일부 지역에서 구민주계에 대의원 몫이 배분됐다고는 하지만 열린우리당계가 일방적으로 배정한 것”이라면서 “열린우리당계의 ‘제왕식 배정’ 방식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구민주계의 한 의원도 “실제론 구민주당 측의 지역위원장은 10%도 안된다. 손 대표의 조정력 부재가 문제를 키웠다”고 반박했다. ‘한심한’ 집안싸움이 좀체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