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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02 00:39
노무현의 선례로서 에카르트
 글쓴이 : 아이스팟뉴…
조회 : 1,430  
13-14세기 기독교는 의심 없이 세속권력이었다. 그러한 교회의 패러다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듯한 설교 때문에 그를 시기하는 주류 쪽의 기소로 단죄받은 '운동가'가 독일의 마이스터 에카르트다. 그분은 기소되었을 때 '나는 교회에 저항할 의지가 없으니 이단이 될 수 없다'라고 말하며 재판에 불려다니다가 최종 판결이 나기 전에 사망하였다.

결국 그분의 뜻을 이어받은 루터가 로마 교회에 결정타를 먹임으로써 기독교는 분열하게 되었다. 에카르트가 주장하는 요지는 하느님과 하나가 되고 하느님을 공경하는 올바른 길에 대한 심판권을 제도 교회가 독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신 체험도 아주 올바른 신앙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루터는 이것을 세 가지 '만(성경만, 믿음만, 은총만)'으로 도식화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여성 평신도 운동을 지지했고 농부들이 알아듣는 말로 쉽게 설교한 것이 권력을 쥔 기득권자들에게 위협이 되었던 것이다. 기독교 권부는 에카르트에 대하여 기소중지 상태로 수 세기를 지내 오다가 요한 바오로 2세 때에야 부분적 복권조치를 취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판결은 언론을 통해 인민재판이 끝난 상태다. 검찰은 영악하게도 아무런 결론 없이 이 건을 영구 미제 사건처럼 두고 갈 것 같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분이 죄인으로 남는 것이고 이미 그 효과를 충분히 거두고 있다(참고 자료).

결과적으로 에카르트 사후 기독교 권부에 있는 자들의 기득권은 루터가 등장할 때까지 약 2세기 동안 유지되었고 교회 분열 이후에도 여전히 제도로서 로마 교회의 덕을 보는 자들 때문에 약 450년이나 지나서야 요한 바오로 2세라는 탁월한 지도자의 결단으로 겨우 '거의' 복권되었을 뿐이다.

종교와 정치는 다르다고 하실 분들이 많겠지만 내가 느끼기엔 노무현의 운명이 에카르트와 매우 비슷하게 느껴진다. 위에 링크한 아라님의 글을 보면 참 망연자실한 심정이 될 수밖에 없다. 예수님은 그 추종자들이 수백 년간 지속적으로 순교를 당하고 나서야 비로소 신을 참칭한 죄(정치적으로 반역죄임)를 벗어났다.

한나라당과 검찰 그리고 언론 권력이 합작하여 씌운 누명을 벗기는 일이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분의 유지를 받들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순교에 가까운 희생을 각오해야 할 것임을 지적하고 싶다. 하지만 옳은 일을 하다가 핍박받는 이들에 대해 예수께서 보증을 서셨음(마태 5:10-12)을 생각하면 한번 도전해볼 만한 일인 것은 틀림없다.
필자:유택주(본지 객원논설위원)

 
   
 

2026 년 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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