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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0-21 15:17
82세 여고생의 꿈
 글쓴이 : 편집부
조회 : 32,905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용강동에서 9남매 중 여덟째 딸로 태어나 자라다가 1993년 경기도 일산으로 이사하여 20년 동안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6세 때에 돌아가시고 왜정 때 오빠 2명이 징병이 되어 나가면서 어머니께서 매일 매일 눈물로 밤을 지새웠는데, 그 어머니를 위로하고 돌볼 사람이 저밖에 없었기에 학업을 이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공부를 계속한다는 것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도 두 오빠는 소식이 없습니다.

이후 저는 친구들이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시렸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상황과 형편이 좋지 않았기에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 어머니와 언니들이 집에서 옷 만드는 것을 보며 흥미를 느껴 옷 만들고 바느질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봉재공장에 들어가서 현재까지도 봉재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하여 아들 둘을 낳고 살며 늘 공부를 더 하고 싶고, 중학교 과정이라도 마치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가슴 한켠에 아픔과 한을 가지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78세가 되던 2010년에 지하철에서 한 학생을 만나 우연히 일성여자중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학교가 내가 태어나 자란 염리동에 있다는 것을 알고, 매우 반가운 나머지 곧장 일성여자중학교에 가서 접수하여 지금 고3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나이가 82세가 되었습니다. 남들은 이 나이에 공부한다고 하면 놀라고 의아해하지만 저는 일성여자중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지금까지 내 나이를 생각하며 공부해 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제 마음은 이미 진짜 여중생, 여고생 시절로 돌아가서 공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모든 여중, 여고생으로서의 경험을 모두 경험해 볼 것입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응시원서를 내고 여고생으로 돌아가 열심히 수능공부도 하고 있답니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저는 봉재 일을 해 왔고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대학 수시지원도 배화여자대학 전통의상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옷을 만들어 다른 일을 해보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나의 옷 뿐만 아니라 주변 지인들, 그리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옷을 만들어 남몰래 봉사하고 싶습니다.

저는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 와서 나의 꿈을 이미 이루었습니다. 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의 가르침과 은혜를 통해 넘치도록 행복을 누렸기에 이제 이 행복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나누어주려고 합니다. 하늘이 부를 때까지 나의 재능을 통해, 학교에서 받았던 은혜와 행복을 나누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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