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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붓으로 펼친 천지조화(天地造化)"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 테마전 열려
작성일 : 09-09-03 06:07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이 서거한 지 올해로 250주년을 맞이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붓과 먹으로 산수를 간략화하고 힘있는 붓선으로 당대는 물론 현재까지 최고의 산수화로 평가받는 정선의 산수화 테마전을 열어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정선 서거 25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한 테마전 "정선, 붓으로 펼친 천지조화(天地造化)"는 오는 8일부터 11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미술관 회화실에서 모두 30건 142점이 전시된다.

36세부터 82세에 이르는 제작 연대에서 알 수 있듯이 정선은 손에 붓을 놓지 않은 화가였다. 그의 30년 지기인 조영석(趙榮祏. 1686~1761)은 "금강산 및 영남 지방을 두루 여행하고 사생하여 산수의 형세를 얻었으며 사용한 붓을 묻으면 무덤을 이룰 정도”라며 “임금(영조)께서도 정선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으시고 그 호로 부르시니, 위로는 재상으로부터 아래로 가마꾼에 이르기까지 정선의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고 그의 삶을 기록하였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정선의 초기 화풍을 알려 주는 중요한 두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 단발령망금강산도(斷髮嶺望金剛山圖)-신묘년 풍악도첩(1711년. 36세)

첫째는 <신묘년풍악도첩(辛卯年楓嶽圖帖. 1711년에 그린 금강산 화첩)>이다. 제작연대를 알 수 있는 작품 중 가장 이른 36세 때의 화첩으로 14면의 작품을 모두 전시하여 그의 초기 진경산수화풍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화첩에는 탐승의 경유지를 따라 장소의 현장성과 감동을 표현하고자 모색한 새로운 가능성이 담겨 있어 정선의 예술세계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작품이다.  

   
▲ 북원수회도( 北園壽會圖)-북원수회도첩(1716년. 41세)

둘째는 <북원수회도첩(北園壽會圖帖)>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 관람객에게 처음 공개된다. 정선 41세 때인 1716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전 공조판서 이광적(李光迪. 1628~1717)의 과거급제 60주년을 맞이해서 북악산 및 인왕산 기슭에 거주하던 70세 이상의 노인들과 그 자손들이 모여서 장수를 서로 자축했던 모임이다. 이때 숙종 임금이 꽃과 술을 내린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시대 사대부에게는 최고의 경사였다.   

참석자의 목록인 좌목에 보면 주인공인 광적을 포함하여 70대 이상의 기로 15인, 이들의 아들과 손자 15인, 여항 시인 장응두(張應斗. 1670~1729) 등이 있다.

이 작품은 정선의 인물화 중 가장 시기가 빠른 것이며 기록화로서 드문 예이다. 또한 정선이 진경산수화의 창안자일 뿐만 아니라 풍속화 분야의 전개에 있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려 주는 특별한 자료이다. 또한 당시 문예계를 이끌었던 인왕산과 백악산 기슭에 거주하던 유력 가문들의 교유관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러한 두 작품을 통해 진경산수화와 풍속화 분야에서 선도적인 활약을 한 정선의 초기 모습을 입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정선은 흔히 진경산수화의 대가로만 알려져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진경산수화뿐만 아니라 관념산수화, 고사인물화, 문학적 소재를 그린 그림으로 나누어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정선의 회화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는 중국 남종화법(南宗畵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사생을 통해 이를 새롭게 발전시켜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독자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예술형식을 창출하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 호방(豪放), 이광사 글씨-사공도시품첩(1752)

이밖에 중국 당말의 시인 사공도(司空圖. 837~908)의 시론(試論)을 스물 두 장의 그림으로 제작한 <사공도시품첩(司空圖詩品帖)>은 74세 때의 작품으로 미학적 이론을 회화로 형상화한 신선한 상상력과 세련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다양하게 전개된 이러한 그의 예술세계는 동시대 및 후배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어 "정선파"라는 시대양식을 형성하여 한국 회화사의 흐름을 바꿔 놓게 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1925년 독일인 신부 베버(Norbert Weber. 1870~1956)에 의해 독일에 건너가 성 오틸리엔 수도원에 소장되어 있다가 2006년에 반환된 왜관수도원 소장 <겸재 정선 화첩>이 10월 13일부터 전시된다.

그동안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 이 화첩을 실견하고자 하는 요구가 높았는데 소장 기관인 왜관수도원에서 이번 전시를 일반 관람객에게 처음 공개하는 자리로 삼았다.    

여기에 이번 전시를 맞아 간송미술관 소장 <청풍계도>와 <금강내산총람도>이 전시되고 개인 소장 <비로봉도>가 최초 공개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의 예술 세계를 살펴보는 것은 우리 그림의 독창성을 재인식하는 기회를 갖게 할 뿐만 아니라 그가 살던 시대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은 우리나라 회화사에 큰 획을 그은 거장으로 서울 명문 가문에서 태어나 84세까지 장수하였다. 하양(河陽, 대구 근처) 현감, 청하(淸河, 포항시 소재) 현감, 양천(강서구 가양동 일대) 현령을 지냈으며 81세에는 종 2품인 가선대부 동지중추부사에 제수되었다.

   
▲ 비개(悲愾), 이광사 글씨-사공도시품첩(1752)
   
▲ 북원수회도 세부부분
   
▲ 여산폭포도

 

[이 게시물은 편집부님에 의해 2009-09-05 02:24:26 헤드라인뉴스1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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